희년의 나팔 소리

레25:8-12

1. 하나님의 소원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것입니다. 광야시대는 계급이 없이 누구나 하나님이 내리시는 은혜로 살아가는 평등한 사회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생활을 마감하고, 가나안 땅에 들어서 정착하게 되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생기고, 애굽과 같이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가 나누어졌습니다.

이를 막기 위하여 7년 마다 안식년을 지키고, 희년을 선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년은 6년을 일하고 7년째 되는 해는 안식년을 선포하여 땅과 종과 짐승 까지 쉬게 하셨습니다. 희년은 안식년을 일곱 번 지킨 다음해, 오십 년째 되는 해(7*7=50)에 희년을 선포하여, 땅은 무조건 원주인에게 돌려주고, 종들을 무조건 자기의 족속으로 돌아가게 하게 하셨습니다.

2.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왔을 때 각 지파대로 분배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계표(地界表)를 옮기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지파가 다른 지파의 땅을 사고 독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 현상를 막으신 것입니다. 땅은 내 것이니 그 원주인에게로 돌려보내라는 것은 분배정의가 깃들여진 말씀입니다.

종을 자기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것은 자유와 해방의 정신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사람 위에 사람을 세우지 아니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살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인과 의인을 갈라놓고, 죄인에게는 저주를 퍼붓고 의인에게는 복을 내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민족과 민족을, 나라와 나라를 갈라놓고 이 나라는 축복하고 저 나라는 저주하는 편협하신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침략하는 민족까지도 구원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요나서를 보십시오. 요나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시스로 도망갔습니다. 요나는 이스라엘을 침략하는 앗수르 사람들은 하나님의 저주의 대상이고,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 성은 불과 화염으로 불타서 없어져야할 도시라고 생각하였지만, 하나님은 니누웨 성의 성민뿐만이 아니라 짐승까지도 아끼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3.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최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지본주의 체제 속에 살면서 안식년을 지키고, 희년을 지킨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희년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살아야 합니다.

첫째 희년의 정신은 천부 인권사상입니다. 희년은 빈곤 때문에 평생토록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종속되는 것을 막으신 것입니다. 돈으로 사람을 종으로 삼고, 가난한 사람을 죄인으로 삼는 사회 정치 경제체제를 거부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라끼리 민족끼리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한 나라가 여러 나라를 지배하고 속박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애굽을 망하게 하고 바벨론을 망하게 하셨습니다.

둘째. 희년의 정신은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돈 주고 산 땅이라고 해서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잠시 맡겨준 것입니다. 땅의 주인은 하나님이요 우리는 소작인입니다. 때가 되면 다시 하나님께로 돌려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희년의 빛에서 보면 땅과 재산을 자자손손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사회에 환원해서 다시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분배정의, 평등사상이 나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부패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입니다.

셋째, 희년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안식’ 입니다. 창세기2:2에 하나님께서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일곱째 날을 안식하면서 하나님께 복 받은 날로 삼으신 것처럼 안식하라는 것입니다. 사람 뿐 만아니라 땅도 쉬게 하라는 것입니다. 안식년에 자동적으로 나오는 소출은 종들과 품꾼들과 나그네들이 안식하면서 먹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질서가 안식입니다.

시편27:4에 “하나님께서 그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는 말씀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자는 동안에 복을 주를 주신다”는 말씀입니다.(새 번역). 하나님께서 일할 때 복 주시는 것이 아니라 잠자고, 쉴 때 복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4. 일생을 일하고 쉬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이제 내 인생 끝이다. 이제 잘 죽는 길만 남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더 좋은 삶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금까지는 평생을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까 생각하며 살았다고 하면, 이제 부터는 어떻게 하면 안식하며 더 즐겁게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십시오. 일 잘하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안식을 잘 하는 것이 축복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여 땅을 많이 차지하고 소출을 많이 내서 부자가 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안식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명기8:7-10에 하나님이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를 주고 땅만 파면 동과 철이 나오고 감람나무와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만 심으면 열매를 맺을 옥토를 주실 것이니, 이제 “안식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안식일이나 안식년은 게을러서 일하지 않고 먹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여섯 날은 열심히 일하고 하루는 쉬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놀고먹으라고 가르치신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까지 엄히 경고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공중에 나는 새를 보고 가르치셨습니다. 들에 핀 백합을 보고 가르치셨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저들은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먹고, 길쌈도 안하고 입지 않느냐.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6:33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구하라”는 말씀입니다. (공동번역).

주일은 하나님께서 복 주시기 위하여 정해 주신 날입니다(창2:3). 하나님이 복 주시려고 택하신 날까지 물질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일하는 성도가 없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쉬라고 하시는데 왜 우리들은 안식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합니까? 탐심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안식하시기 바랍니다.

5. 누가복음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레위기의 희년사상을 성취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사렛 회당에서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파하게 하시고, 기름을 부어서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기 위하여 은혜의 해를 선파하기 위하여 보내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가복음5:18입니다.

“은혜의 해”란 희년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주의 은혜의 해’가 언제일까요? 희년은 언제일까요? 70여 년 동안 50센티 밖에 안 되는 콘크리트 벽을 휴전선이라고 쌓 놓고 나른 나라처럼 다른 민족처럼 가지도 못하고 오지도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노릇입니까?

6. 희년은 경쟁에서 실패한 동족들을 종으로 삼고, 가난한 사람을 죄인으로 차별받게 하는 장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라고 선포하신 법입니다. 희년은 레위기에 만 있는 하나님의 법입니다. 이스라엘은 안식년과 희년의 법을 한번 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500년 동안 안식일 법과 희년의 어긴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어떻게 심판하셨습니까? 레위기는 하나님이 땅을 쉬게 하라는 안식년과 땅을 원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희년을 지키지 아니한 것 때문에 그 땅이 황무하게 되고, 성읍이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레위기26:34입니다.

레위기의 예언의 말씀은 적중되었습니다. B.C 587년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의 침공으로 유다는 멸망하고,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졌습니다. 쓸 만한 젊은이들은 바벨론 땅으로 포로로 잡혀가고, 이스라엘 땅은 안식 아닌 안식에 들어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역대기 사가는 “나라가 바벨론에게 망하고, 하나님의 성전이 불타고 이스라엘 성벽이 무너지고, 칼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사로잡혀 가게 된 원인이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선포된 말씀을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하36:21입니다.

희년은 레위기에 만 있는 인권보호 사상과 자유 평등 사상이 담겨 있는 법입니다. 자유 민주주의가 신본주의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정치체제 가운데 가장 좋은 제도하고 생각합니다. 자유 민주주의의 취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경제적 정의,  평등이 무너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자유 민주주의에 희년의 정신을 넣어서 경제적 정의를 구현한다면, 우리나는 하나님의 나라와 가장 근접하는 자유와 평등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